하나은행 노조, '경영진은 각성하라'…‘천막농성’ 돌입

[파이낸스경제 권지나 기자]=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EB하나은행지부가 지난달 31일부터 서울 을지로 본점 1층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간 가운데, 이들이 천막농성에 돌입하게 된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현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1층 로비에 들어서면 노사합의 위반’, ‘노사신뢰 파괴’, ‘경영진은 각성하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어 로비를 오가는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하나은행 로비에 ‘경영진은 각성하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하나은행 로비에 ‘경영진은 각성하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런 가운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상반기 20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아 국내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최고 보수를 기록해 직원 승진은 외면하고, 급여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의견이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노조는 천막농성에 돌입하게 된 배경에 대해 ·하반기 정기적 승진’, ‘성과 배분’, ‘시간 외 수당 지급을 꼽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5월 사측과 상·하반기 정기적인 승진에 대해 합의를 했지만 현재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합의를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

하나은행 노조가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하나은행 노조가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기본적으로 합의가 된 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라며, “91일 승진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소리도 들려오고 있지만 그렇게 갑작스럽게 인사이동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지 않냐고 강조했다.

노조와 사측의 대립으로 인해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이라며, “기본적으로 협의가 된 사항에 대해 합의가 되면 언제든지 협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나은행 노조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손실 가능성을 4월부터 알렸지만 경영진이 이를 외면했다는 입장을 밝혀 사측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언론에 너무 과장되게 표현됐던 점이 있다, “사측에서도 위험 사실을 알게 되고부터는 피해를 방지하게 위해 열심히 대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DLF 상품과 관련, “사측에 직원 보호에 대해 최대한 힘을 써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라며, “최고 경영자가 책임지는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 달라고 강조했다.

최소한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하며, 꼬리자르기식으로 이번 일이 마무리 된다면 애꿎은 직원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직원들과 소비자의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진영 하나은행 노조위원장
이진영 하나은행 노조위원장

하나은행 이진영 노조위원장은 향후 계획과 관련, “사측과 협의가 될 때까지 천막농성은 계속될 예정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의가 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다른 종류의 투쟁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고 있지만 총파업까지 가지 않기 위해 마무리를 짓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상반기 20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아 국내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최고 보수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달 중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국내 금융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올해 상반기에 급여 4억원, 성과급 169500만원 등 총 209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지난해 총연봉(175300만원)보다 3억원 이상 많은 것으로, 김 회장 성과급에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22333억원을 기록하는 등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그룹 경영성과에 대한 장기성과급 124500만원이 포함됐다.

한편 이달 말 30일에는 중앙노사위원회의 임금협상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며, 금융노조는 사측과 산별중앙교섭 조인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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