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큰 일 날것처럼 떠들던 국내 언론들, 지금은 뭐라할텐가?

▲ 영국의 Financial Times가 분석한 영국의 EU현황

[월간금융계=김재봉 기자] 세계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처럼 난리를 쳤던 영국의 브렉시트(Brexit)가 지난 6월에 결정된 이후 약 2개월이 지났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의 지나친 우려와 달리 한국 경제에 크게 미치는 영향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로 EU탈퇴 완료까지는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영국이 먼저 EU에 탈퇴신청서를 제출하면 탈퇴 절차가 진행되지만 리스본 조약에 의거 탈퇴국의 EU시장 접근권은 2년간 그대로 유지되며, 이 기간동안 영국은 탈퇴 이후의 조건들을 둘러싼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만약 2년 내에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전체 EU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하면 연장이 가능하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 EU핵심국가들은 추가 탈퇴를 막기 위해 영국을 징벌적 차원에서 연장동의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영국은 EU회원국 지위를 상실하고 WTO체제에 편입된다.

▲ 영국의 브렉시트 진행과정

영국의 EU탈퇴가 완료되면 영국은 노르웨이나 아이슬랜드처럼 EEA유형으로 남거나, 스위스, 캐나다처럼 양자간 협정 유형 또는 WTO유형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영국의 브렉시트는 EU규제는 최소화하면서 EU시장 접근권을 최대화하려는 유인을 갖고 있는 반면, Eu는 추가 탈퇴 움직임을 막기 위해 징벌적 시장접근 제한을 부과하려는 상반된 이해관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국내 뉴스에서 브렉시트가 당장 큰 일이 날것처럼 보도한 것과 달리 영국의 브렉시트 발표 직후 국제금융시장에서 주요국 주가와 영국의 파운드화가 급락하고 달러 및 엔화 가치가 크게 오르긴 했지만, 대부분 단기간 내에 발표 직전의 수준을 회복했다.

브렉시트를 바라보는 관점을 경제가 아닌 정치적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은 대영제국의 향수를 가진 50대~60대의 높은 투표율로 브렉시트를 결정했다. 이는 마치 헨리8세가 로마 카톨릭에서 벗어나기 위해 앤 볼레인과의 결혼을 수단으로 사용한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므로 브렉시트를 단기간 관점으로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나타날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즉 브렉시트는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변화이며, 그 변화 과정에 많은 불확실성과 변수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변화와 그 영향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 변화추이

브렉시트를 결정하는 국민투표 이후 한 달이 지난 상황에서 초기의 금융시장 불안요소와 충격은 대체로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8월 11일 영국은행도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0.51%까지 하락했으며,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7월 5일 기준 1.37%까지 하락했다.

결론적으로 브렉시트로 영국은 EU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약화시키고 영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하다. 대부분 주요 전망기관들은 영국경제에 중기적으로 1~5% 내외의 GDP감소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경제가 세계 GDP 내 비중이 약 4%로 작기 때문에 브렉시트가 영국 경기를 통해 세계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작권자 © 금융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