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그룹 영업익 감소액만 44조3480억..전체 감소액의 88.4%

[금융계=권지나 기자] 올해 3분기까지 국내 30대 그룹이 기록한 영업이익이 작년과 비교해 반 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 중 절반이 넘는 17개 그룹의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줄었다. 반도체 시황 악화에 따른 기저효과로 이익이 급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해도 30대 그룹의 영업이익은 19.2% 줄어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사진=CEO스코어]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부영 제외) 내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272개 계열사의 3분기 누적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19조9406억원, 49조264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1.7%(15조9214억원), 영업이익이 50.5%(50조1765억원)나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투자(유형자산 및 무형자산 취득액, R&D는 제외)는 65조1651억원에서 54조3264억원으로 16.6%, 10조8387억원이 줄었다.

30대 그룹의 전체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반도체 업황 부진 영향이 가장 컸다.

삼성그룹과 SK그룹 두 곳의 영업이익 감소액만 각각 28조8793억원(-68.8%), 15조4687억원(-65.7%) 등 총 44조3480억원으로 전체 그룹 감소액의 88.4%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이 10조원 이상 감소한 그룹은 이들 두 그룹뿐이며, 이어 LG 2조1845억원(-50.1%), 한화 1조6046억원(-64.7%), GS는 1조1348억원(-32.7%) 등으로 1조원 이상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곳이었다. 공격적인 신차 투입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3조6004억원에서 올해 5조4490억원으로 1조8485억 원(51.3%) 증가, 유일하게 1조 원 이상 늘어났다.

다음으로 영업이익 증가액이 많은 곳은 농협(4325억원, 53.7%), 효성(2390억원, 136.2%), 영풍(2202억원, 56.0%), KT&G(1277억원, 16.8%), 교보생명보험(1136억원, 14.4%) 등의 순이었다. 1년 새 1000억 원 이상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이들 6곳뿐이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6조8032억원(-74.1%), 14조3428억원(-88.3%) 줄어 영업이익 감소액이 가장 컸으며, 삼성생명(-1조2883억원, -67.4%)도 1조원 이상 줄었다.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기아차로 지난해 1621억원에서 올해 1조1865억원으로 1조244억원(631.8%) 급증했다. 현대차 역시 279억원에서 9213억원으로 8934억원(3199.1%) 늘며 기아차와 현대차가 나란히 영업이익 증가액 1, 2위를 차지했다.

30대 그룹의 투자 규모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축소됐다. 30대 그룹의 올 3분기 누적 투자액은 54조3264억원(유형자산 취득액 48조4578억원, 무형자산 취득액 5조8687억원)으로 지난해 65조1651억원 대비 16.6%(10조8387억원) 감소했다.

이 중 설비투자 등 유형자산 취득액은 1년 새 11조4376억원(19.1%) 줄어든 반면, 무형자산 취득액은 5989억원(11.4%) 늘어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몇 년 간 전체 투자를 주도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이 투자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투자를 크게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29개 그룹 중 투자를 늘린 그룹이 절반이 넘는 16곳에 달했음에도 전체 투자액이 줄어든 이유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감소액은 각각 5조3334억 원(-29.1%), 3조2851억원(-30.1%)이었고 LG디스플레이 역시 2조5201억원(-52.4%) 줄었다. 이들 3곳의 감소액(11조1386억원)이 전체 그룹 감소액(10조8387억원)보다 더 많았다.

한편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KT로 1년 새 6441억원(36.2%) 증가했으며, GS(3779억원, 35.2%), 한화(2393억원, 22.3%), 포스코(2333억원, 18.0%)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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