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의 문제점이 판매 이전부터 드러나고 있었다.

진선미 의원
진선미 의원

[금융계=김영근 기자]  사모펀드 사태 이후 환매가 중단된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가, 판매사에 따라서는 상품심사 과정에서부터 탈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진선미 국회의원(서울 강동갑·정무위원회)이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아 헬스케어 매출채권 펀드’는 기업은행의 내부통제 과정에서 탈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 등에서 총 1,851억 원어치가 판매되고 그중 1,154억 원이 환매중단된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는, 기업은행에서는 판매가 보류됐다. 당시 기업은행은 펀드 상품이 PB 전용상품 선정 및 사후관리 협의회를 통과하면 이후 리스크 검토와 실무자 회의를 거쳐 최종 판매되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는 기업은행의 사후관리 협의회 단계에서부터 탈락했다.

기업은행의 PB 전용상품 선정 과정에서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는 정성평가 이해도 항목 7.5점, 상품성 항목 5.0점, 정량평가 72점을 받아 협의회 상정 기준인 70점을 넘기면서 사후관리 협의회에 상정되었다. 하지만 협의회에서 찬성2인, 반대2인으로 보류되면서 결국 판매되지 못했다.

즉,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의 문제점이 판매 이전부터 이미 드러나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기업은행이 협의회 과정에서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에 대한 부도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던 것은 미비점으로 남는다. 심사 내용을 살펴보면, “이탈리아 부도 가능성은 낮으나 투자기간이 2년으로 길고 연 4.5% 수준의 수익률은 투자매력이 낮음. 추후 레버리지 등을 이용해 수익률 상승 가능할 경우 재심사”하겠다고 되어 있다. 실제로는 상환이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던 펀드에 대해, 협의회 측에서 그 위험성을 과소평가했던 것이다.

PB전용상품 선정 및 사후관리 협의회 회의록 중(2018.01.11.)
PB전용상품 선정 및 사후관리 협의회 회의록 중(2018.01.11.)

진선미 국회의원은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에 투자하고 아직 환매되지 못한 금액이 1,1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판매사 측의 보다 철저한 위험성 평가가 뒷받침 되었어야 한다”며, “향후 펀드상품 판매 전 내부통제 과정을 강화하고, 제2의 사모펀드 사태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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