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보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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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보우 교수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2.01.07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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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12월에 들어서면서부터 친구들이 내 걱정을 한다.
종부세 얘기다. 해외지사 근무로 떠나면서 살든 집을 세놓은 자금으로 아파트 하나를 사두고 간 것이 화근이 되었다. 그게 하필이면 세율이 서슬 퍼런 조정지역내에 있다. 세금을 어떻게 감당하느냐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그만은 아니다.
무슨 시민연대라는 곳에서 위헌청구를 한다는 안내장을 보내왔다. 세계에 유례가 없는 잘 못된 세법이고 사실상 세금폭탄으로 위헌결정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설득이다. 청구는 최소비용으로 세금 환급까지 일괄처리 한다며 국민고통분담이란 캐치 프레이를 내걸었다. 이런 안내가 지역 내 거주자 일부에게만 뿌린 것으로 알았는데 아니었다. 며칠 후 한 일간지 1면 하단에 큼직한 광고가 나붙었다. 전에 받은 안내장과 같은 내용이었다.
지난 달 하순부터 추위가 성큼 다가왔다.
올겨울은 평년보다 비교적 더욱 추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12월은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의 영향을 주기적으로 받아 기온의 변화가 크고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혹한의 날이 있을 전망이라고 한다.1) 이 겨울이 그리 깊어지지도 않았는데 마음이 더 추워진다. 억 소리 내며 낸 세금에 불복심판청구가 성공하는 날이면 그걸 되돌려 받는다. 횡재(橫財)다. 그러면 이 겨울 다가오는 추위도 힘을 쓰지 못할 것 같다.
횡재의 유혹과 내심 싸우다 프레이밍(framing)을 고쳐본다.
딱히 비유될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장진호의 겨울전투2) 생각이 떠오른 후다. 압록강에서 이어진 개마고원의 저수지 장진호에서 벌어진 미군의 두 주간에 걸친 처절한 철수작전이다. 그 때가 혹한의 12월이었다. 그 사단은 흥남으로 후퇴했고 다수의 피난민을 품고 거제도에 닿았다. 맥아더의 실패이었지만 그 해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20여 년 전이라 하더라도 2주택을 만든 건 욕심이다. 전세금을 끌어다 쓴 것도 영끌의 하나 갭 투자다. 특정지역에 몰아넣은 건 앞날을 보지 못한 데다 다른 사람이 들어 올 기회를 잃어가게 하는 거다. 이렇게 스스로를 녹이려 이런 단상을 마음속에 욱여넣으려는 참이다.
이 12월에 이렇게 읊조린다.
국민 98%는 이 과세대상이 아니라는 억지인데.
잘 못은 인정하기보다
변명으로 포장한 고집과 아집으로
고요한 자성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또 한 해가 지나갑니다.
 .......
저를 힘들게 했든 슬픔까지도
나만 잘 살고
나만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불치의 이기심을 버리지 못한 채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3)

1)  기상청 2021. 11.23.
2)  6.25 한국전쟁 당시 함경남도 개마고원 저수지 장진호(長津湖)에서 중공군에 포위당한 미 제1해병사단과 중공군과의 전쟁. 1950.11.26-12.11 2주간에 걸친 혹한 속의 미 해병 철수작전. 전사자는 중공군 28,954명. 미군은 4000여명으로 한 전투에서 최대.
3)  이채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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