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중국의 성장부진 등 저성장 기조 속에 끝없는 업권 간의 경쟁은 금융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더욱 어려워질 것을 예고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금융개혁'을 선포며 금융업권별 규제환경의 변화를 선언했다.
이에 10월 28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5년 금융동향과 2016년 전망세미나'에서는 한 해의 금융동향을 짚어보고, 내년 금융권을 전망하는 자리가 열렸다. 월간금융계 본지가 세미나를 토대로 2016 금융권을 전망해본다.

▲ 10월 28일 열린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5년 금융동향과 2016년 전망세미나' 전경.


은행권 순이익 규모 12% 감소…
"리스크 관리·핀테크 등 경쟁력 키워야"

은행권이 나아가야 할 길은 내년에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저금리 기조와 계좌이동제 등의 시장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상승세로의 추세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의 내년 당기순이익 규모를 올해 추정치인 6조 4천억원 대비 12.5% 감소한 5조 6천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대손비용은 경기회복의 지연, 한계기업 구조조정의 본격화 등에 따라 올해 대비 10% 증가한 11조원 수준까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자이익 또한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금융기관의 자산단위당 이익률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올해 3월과 6월 두 차례의 한은 기준금리 인하로 사상 최저치를 보인 올해 평균 수준에서 횡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자부자산 또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 한해는 주택경기 회복에 다른 가계대출, 중소기업 중심의 기업대출 등 원화대출채권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이자부자산 증가세가 4.8%로 확대되었으나, 지난 7월에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 시행 및 기업부채 모니터링 강화 등으로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저금리 지속에 따른 대출수요 증가로 이자부자산이 이자부부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남에 따라 올해 수준에서 횡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 연구원은 "위협요인으로 작용하는 시장경쟁 여건을 어떻게 성장의 기회요인으로 전환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은행권의 리스크관리시스템을 개선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내년부터 은행(은행지주회사 포함)의 리스크관리 수준에 따라 추가 자본금을 부과하는 바젤 필라2(Pillar 2)가 시행됨에 따라 내부자본적정성 절차를 이에 맞춰 개선해야 하며, 내년 하반기부터 자체 기술신용평가에 기반한 대출도 기술신용대출 실적으로 인정됨에 따라 은행권은 평가 노하우 및 인프라 구축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 연구원은 "은행권이 자산관리서비스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은행의 PB고객수와 자산규모 지난 9년간 3배 이상 증가하며 지속적으로 느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PB고객 수는 2006년 20만3천명에서 2014년 75만8천명으로 늘었다. PB수신규모 또한 2006년 63조7천억원에서 2014년 196조원으로 증가했다. 고령화로 인해 자산관리 수요가 증대되고,  현재 자산규모가 잠재적 PB시장 규모에 비해 여전히 낮은 평가를 받고 있어 향후 잠재력 또한 우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그는 ISA(종합자산관리계좌)도입을 계기로 상담역량·상품·시스템·소비자보호 측면에서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 연구원은 "국내은행의 자산관리 업무가 기존의 단품 판매방식에서 포트폴리오 관리방식으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기회"라며 "은행의 자산관리는 단순한 금융상품 판매라는 영업관행에서 탈피하여 고객의 수익률을 관리해주는 새로운 영업방식이 정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화두인 핀테크의 적극적인 활용도 주문했다. 임 연구원은 "국내 및 해외 핀테크 업체와의 업무제휴로 마케팅,대출심사,리스크 관리등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고객별 맞춤형 상품 제공 등 영업·서비스 채널의 최적화 등에 핀테크를 적재적소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산업 성장률 정체…
자동차보험은 '성장'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4조 4740억원을 기록했으며, 작년에 비해 3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내년 보험산업은 새로운 회계기준(IFRS) 도입 및 저성장·저수익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성장률이 정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생명보험 업계의 내년 경영 전망은 수익성 측면에서 위험률차마진이 큰 보장성보험 위주의 판매전략 전환, 위험손해율 안정화, 구조조정 효과 등으로 소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자산운용규제 개선 및 완화, 제한적인 금리상승  가능성 등으로 투자수익률 제고도 예상했다. 다만, 과거 고금리 확정형상품, 최저보증이율 적용 상품, 변액보험의 최저보증준비금 등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손해보험 부문에서는 경제저성장, 보장성보험(장기성보험) 위주의 질적성장 전략으로 전환, 온라인채널 확대 등으로 성장률이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자동차보험은 보험료율 인상, 외제차 증가 등으로 성장을 예상했다.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던 실손의료보험 및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보험료율 인상, 계약 갱신 도래 및 각종 제도 개선 등에 힘입어 수익성의 가시적개선을 예상했다. 또 자산운용규제 개선 등에 따른 운용자산수익률 제고도 기대된다. 향후 보험 상품개발·가격 자율성 제고 및 자동차보험의 건수기중 할인할증제 시행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전성 측면에서는 'IFRS' 2단계 도입에 대비한 LAT(Liability Adequacy Test) 강화, RBC 규제 강화 등으로 건전성지표(RBC비율)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금리상승의 가능성도 건전성지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았다.
 
구정한 연구원은 IFRS 도입에 대해 "전사적 위험관리 강화 및 선제적 재무건전성 확충 노력이 긴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중소형사의 경우 보험부채에 대한 부담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자본성장이 충분치 않아 재무건전성이 보다 취약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보험산업의 재무건전성 체질 개선, 국제 신인도 제고 등에는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수익성 확보…
금투업 부문 혁신 필요"

증권업계에서는 업무영역 확대를 위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한편, 우발적인 위험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인터넷은행,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의 출현, NCR 규제완화 등 금융투자업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전문가들은 서비스 차별화, 수익원 다변화 등 금투업 부분에서 혁신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증권사의 지난 2011년에서 2014년간 증권사영업이익은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증권·파생거래의 이익기여도는 낮았으나, 현재의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8%의 대출증가에 힘입어 이자이익 또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내년 주식시장이 약보합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증권사의 수수료수익은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전성 측면에서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구 연구원은 "보증잔액은 2013년 이후 급증해 올해 6월 현재 21조원을 기록했고, 보증부채비율은 50%까지 급상승함에 따라 국내 증권사는 보증채무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따라 펀드운용수익률은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 연구원은 "자산운용사 자기자본비율 축소는 ROE 증대를 위한 NCR 규제완화에 기인하지만, 건전성이 하락할 경우에는 펀드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업계 평균 ROA는 증가하지만 양극화에 따라 영업적자 회사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 연구원은 "역외펀드 설정과 판매, 해외현지법인 설립 등으로 적극적인 해외투자로 활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고 조언했다.

 

▲ 이르면 내년 1월 말부터 신용카드 가맹점이 카드사에 매출을 기준으로 내는 수수료가 큰 폭으로 내린다. 영세·중소 가맹점은 현 수준보다 0.7%포인트, 연매출 10억원 이하인 일반가맹점은 평균 0.3%포인트 떨어질 전망이다. 새누리당과 금융위원회는 2일 당정협의를 거쳐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을 확정했다. 이날 서울의 한 음식점 출입문에 붙은 카드사 스티커의 모습.(사진=연합)

"여신금융, 경쟁 심화에 따라 수익성 정체…
규제 완화는 성장성 기대"

내년 신용카드 및 기타 여신전문금융업계는 카드 부수업무 방식의 변화, 핀테크 규제 완화 등으로 인해 내년 성장성 개선이 기대되지만, IT기업의 결제시장 진출, 중소가맹점의 수수료인하, 결제시장 포화 등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수익성은 정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신건전성은 경기부진으로 인해 가계상환능력의 저하가 우려되어 개선은 제한적이며, 자본적정성은 여전사의 수익성 개선이 어려워 자본적정성 개선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용카드업계 총자산은 2015년 2분기 기준 92조3천억원이며, (신용카드업계) 당기순이익은 올 상반기 기준 1조87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카드업계에서는 핀테크와 결합되어 모바일 카드 등 다양한 형태의 결제방식과 상품이 등장했다. 신한카드는 지난 4월 LG전자,홈플러스, 11번가 등 주요 업종 대표기업 20개사와 공동으로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인 공통마케팅 플랫폼 '샐리'를 선보였으며,  KB국민카드는 5월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젊은 층에 최적화된 라이프사이클형 신상품 'KB국민 청춘대로카드'를 출시했다.
 
지난 10월 8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개정안은 카드사의 부수업무를 종전의 포지티브(열거주의)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감독규정 개정으로 카드사들은 앞으로 중소기업적합업종 등 예외적 금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부수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구정한 연구원은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따라 핀테크 등 트렌드에 적극 대처해야 하며, 업계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신규 업무 및 상품 개발 및 철저한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모바일 전용카드, NFC방식 등의 온·오프라인 범용 간편결제 수단이 확대됨에 따라 정보유출 방지 및 사기거래 방지 등 보안에 대한 보안관련 인력 및 소프트·하드웨어 투자 확대 등 카드사의 책임 강화가 요구된다” 고 말했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 부터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임종룡, 윤창호 중소서민금융 정책관. (사진=연합)

서민금융, “관계형 금융에 대한 정책 요구 심화”

구정한 연구위원은 서민금융진흥원의 설립, 민간 서민금융회사와의 연계 확대 등이 예상됨에 따라 리스크 관리와 관계형 금융에 대한 정책적 요구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민금융의 대표상품인 미소금융·햇살론·새희망홀씨·바꿔드림론은 올해 6월 금융당국이 '서민금융지원강화' 방안을 발표한 후 공급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수익성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리스크관리 강화에 따른 건전성 분류 기준 강화 등의 요소들이 부정적으로 작용하며 정체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저축은행은 높은 서민대출 수요을 기반으로 개인대출이 계속 확대되면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체적인 개인신용대출 뿐만 아니라 햇살론 지원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개인 대출 중심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손충당금 부담 감소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건전성 개선도 기대되었다.

상호금융은 리스크 관리 강화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이 낮게 유지되며 순자본 비율은 현재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었다. 다만 내년 중 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하면 연체율이 높아지기 시작할 가능성이 존재함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구정한 연구위원은 "정책 및 민간 서민금융기관, 지자체를 유기적으로 엮는 네트워크가 확대되어야 하며, 민간서민금융기관과 정책적 서민금융 상품간 보완 관계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형 조합 및 대형 저축은행에 대한 효율적 리스크 관리감독 강화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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