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우 초빙교수 단국대경영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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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2기 부가가치세 고지서를 받으러 세무서 민원실 찾았다 멍해졌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화 안내는 거기서 발급한다 했었다. 그게 아니었다. 관할 세무서에서만 가능하단다. 그럼 그 소재지가 어디지 하면서 두리번거리다 한 번 더 놀랐다. ‘부가가치세 신고 2층’이라는 부착물이 보여서다. 엘리베이터 옆에서 뭇 시선을 바로 잡을 수 있은 자리다. 기이하다. 신고 통지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세무서에서는 신고서 작성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란 고지가 있었다. 그것도 눈에 쑥 들어오도록 진홍의 블록 글자였다.

전자신고를 한답시고 인터넷 모바일 사이를 반나절이나 헤매다가 도시 해(解)가 나오지 않아 행여나 하여 세무서를 찾았다. 역시 정문에는 통지 받은 그대로 ‘신고서 작성 지원하지 않습니다’ 하는 플래카드가 나붙어 있었다. 그렇게 속절없이 돌아섰었다. 설날 전 즈음이었다.

이후 무슨 곡절로 문을 연 2층을 찾았다. 어찌하랴 전자(電子)는 어둡고 신고는 해야지 게다가 들어보지도 못하든 돌림병이 빚은 한 겨울의 해프닝인 걸.

어느 듯 남도에서 매화 소식 들려온다.

이달부터 백신접종이 본격 시행된다고 한다.
G7은 저 개발국에 75억 달러나 되는 백신을 지원한다고 한다. 중국도 한 몫을 한다. 60개국 이상에 백신 공급에 나섰다. 미국 등 서방 제약사들의 백신을 거의 받지 못한 아프리카의 다수 나라에 그들의 백신을 넣고 있는 중이다. 중동 동남아 국가에도 팔을 뻗치고 있다. G7국이 지원에 나선 건 중국이 백신 공급으로 저개발국에 영향력을 키우는 데 대응하는 차원이 없지 않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는 가운데 선진국에서만 백신을 맞는다고 이 유행병이 해결되지 않는다니 결국은 전 인류를 위한 일이다.

우리는 OECD 가운데에서도 늑장 이라지만 이제 백신의 차례 기다린다. 올 11월이 집단면역형성이 목표다. 거기다 이런 저런 구실로 표독하게 날 세우든 모진 싸움도 잦아들었다. 그 혹독한 겨울 지나가는 듯하다. 이 꽃 피는 봄에는 따뜻한 바람으로 변이 바이러스 실려가면 좋겠다. 촉촉한 이슬비로 세상의 싸움 불씨 가시도록 적셔주면 좋겠다.

…………

겨우내 얼었던 가슴을

따뜻한 바람으로 녹이고

겨우내 목말랐던 입술은

촉촉한 이슬비로 적셔 주리니

사랑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리라 [i]

 

[i] ‘꽃 피는 봄엔’(용 혜원 1952.~ 서울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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