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금융계 / 이보우 편집위원]

지난 겨울은 행복했네

 

춘 삼월이다. 어느 듯 따사한 기운이 소매 안으로 스며든다. 개나리의 꽃망울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난다. 목련이 벌써 움을 틔울 기세다. 지난 겨울은 그리 춥지 않았다. 초입에는 꾀나 힘을 쓸 것 같아 보였는데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수은 주가 그리 크게 내려가지 않은 탓도 있을 터이지만 그 보다는 오히려 ‘소치’의 열기 때문이었지 싶다.
시차로 새벽녘에 중계가 되었어도 이를 보느라 밤잠을 설쳤다.
어느 칼럼니스트는 김연아 선수를 좋아할 뿐 아니라 존경하게 되었다고 일간지에 썼다. 불모지와 다름 아니었던 피겨에서 일군 금 은빛 매달이 예사가 아니어서라 했다. 그녀의 집념과 열정을 두고 하는 말일 게다.

때를 같이 하여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나왔다. 앞으로 3년 안으로 잠재성장률을 4% 대로 끌어올리고 70%의 고용과 4만 달러로 소득을 달성하겠다는 474 플랜이다. 경제의 대 도약(Quantum jump)으로 국민의 행복을 늘리겠다는 거다.
현재의 잠재성장률을 약 3%대에 머문다. 이대로 10년을 더 가면 OECD국가 중 에서 잠재성장률이 최하위 수준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고용률을 65% 수준이다. 5% 늘리려면 새로운 일자리 2백만 개를 더 만들어야 한다.
지난 해 말 기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GDP)은 23.837달러다. 세계 156개 국가 중에서 33위다. 다만 지난 7년 동안 여전히 2만불 대에 머물고 있다. 22개국은 소득이 4만 달러를 넘는다. 3만 달러를 넘는 국가는 28개국에 달한다.
한강의 기적은 가난의 탈출이었다. 이번의 대 도약 플랜은 제2의 기적으로 경제 선진국 진입이 타깃이다.

지난 겨울은 행복했다.
소치의 아이스 링크에서 보여준 환상적인 피겨(figure)가 두고두고 우리를 행복하게 했다. 이런 행복이 이 봄에도 이어졌으면 한다.
걸핏하면 거리로 나서는 의원들이 보이지 않으면 좋겠다. 제발 거리 막사에서 하는 얼치기 쇼는 더 이상 그만 했으면 좋겠다. 그 시간에 그 힘으로 민생법안 하나 만이라도 제 때 처리한다면 좋겠다. 그게 서민을 위하고 행복하게 하는 일일 테니까.
까닭 없이 파업부터 하는 노동단체의 깃발이 시가지를 뒤덮지 않았으면 좋겠다.
취임 날에 맞추어 하는 총파업이 무슨 의미인지 어리둥절해서다.
하나님을 빙자하여 정의의 이름을 파는 신부들 소리가 복음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정의를 모독할 수는 없는 노릇 이어서다. 474 플랜대로 경제가 크게 도약
하면 좋겠다.

그래서 지난 겨울의 행복이 이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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