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우 단국대 경영대학원 초빙교수
이보우 단국대 경영대학원 초빙교수

[금융계=김충구 기자]  단체방에서 공개적으로 ‘나가기’를 하지 않고 그냥 빠져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법률안이 나온다고 한다. 개인 생활인데 구태여 법률까지 동원해야 하는지 의아하다. 한 친구의 성화로 우리들끼리 단톡방을 열었는데 얼마 후에 그가 먼저 나가버렸다. 어느 한 녀석이 마땅치 않다고 했다. 생각이야 다를 수 있고 다른 의견도 권리이기도 한터인데 꼭 절연까지를 가야할지 모를 일이었다. 최근 나가버린 그 친구가 따로 글을 보내왔다.

‘오늘도 행복 하세요’ 제하다. 충고인지 어디선가 퍼온 건지 분명하지는 않다.

능력이 있다고 반드시 행복한 건 아닙니다. 가진 것이 많다고 반드시 행복한 건 아닙니다.

예쁘다고 반드시 행복한 건 아닙니다. 행복의 단 한 가지 조건은 주어진 조건에 만족하는 것 입니다. 남의 것을 부러워하지 않고 남의 것을 탐하지 않고

내 것이 아닌 것에 부러워하지 않고 작은 것에 감사하면 살 수 있는 것이 어쩌면 크나 큰 행복이 아닐까요. 오늘도 행복과 사랑이 가득한 하루 보내세요.

한국인의 행복 수준이 OECD 38개 회원국 중 하위 수준이라고 한다. 뒤에서 7번째다. 우리보다 더 행복하지 않다고 여기는 나라는 6개 나라다. 그리스, 일본 그리고 튀르키에 등이 이에 속한다. 불행을 느끼는 건 단순이 소득수준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한다. 소득이 어느 정도 높아지면 행복도가 높아지지만 일정 시점을 지나면 행복은 증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인당 소득에 대한 인간욕망의 만족점(Satiation Point)은 2만 달러라는 설도 있다. 소득이 2만 달러를 넘게 되면 그 이상의 증가는 행복과는 관련이 없다는 얘기다.

남도에는 벌써 매화꽃이 피고 있다는데 이곳 아파트 울타리 곁의 매화도 망울을 터트릴 것 같다. 이곳 녀석들도 꽃을 피울 행복한 봄을 잊지 않은가 보다.

그러나 봄은 모든 이에게 다 행복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옛날 흉노에 정략으로 시집간 소군(王昭君)에게는 봄은 장안(長安)을 그리며 가슴을 아프게 한 계절이었다. 그래서인지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고 했다.

‘오랑캐 땅에는 화초도 없어 胡地無花草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네 春來不似春‘

시인에게 오는 봄은 빼앗긴 들에 찾아오는 것이어서 오히려 울분이 터지는 계절이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그 친구는 행복의 조건은 주어진 것에 만족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봄에 매화는 스스로 피운 꽃이 자기의 행복을 만든다.

우린 욕망의 만족점도 지났으니 방탄 소음이라도 지워지면 이 봄날은 가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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