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금융배출량 내부배출량보다 최대 700배 이상 높아
김상배 위원 “금융연결망 내 적극적인 탄소중립 노력이 요구돼”

우리은행(은행장 조병규)은 지난달 16일 캄보디아 산림청, 아시아산림협력기구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왼쪽부터 김홍주 캄보디아우리은행 법인장, 케오 오마리스(Keo Omaliss) 캄보디아 산림청장(Director General of Forestry Administration, Cambodia) 진선필 아시아산림협력기구 사무차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은행장 조병규)은 지난달 16일 캄보디아 산림청, 아시아산림협력기구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왼쪽부터 김홍주 캄보디아우리은행 법인장, 케오 오마리스(Keo Omaliss) 캄보디아 산림청장(Director General of Forestry Administration, Cambodia) 진선필 아시아산림협력기구 사무차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금융계=이승호 기자] 

국내 주요 은행의 환경 관련 후속조치 및 성과가 기대 이하의 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상배 연구위원은 ‘탄소중립 선언 3년, 국내 은행권의 성과와 한계’라는 ‘금융경제동향’보고서에서 “지속가능금융의 핵심은 녹색 전환을 위한 금융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국내 주요 은행의 환경 관련 후속조치 및 성과는 기대 이하의 수준”이라며 “물론 전반적인 내부배출량의 감축 경향은 고무적인 현상으로 판단되지만 화석연료산업과 관련을 맺고 있는 금융배출량의 추이는 2050년 탄소중립 선언의 이행 의지를 의심케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금융업의 특성상 은행권의 금융배출량은 내부배출량에 비해 적게는 50배, 많게는 700배까지 높다”라며 “따라서 은행이 진행하는 투자, 대출, 상품판매 등으로 인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금융연결망 내 적극적인 탄소중립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0-21년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은 일제히 지속가능금융을 위한 목표 및 실천 계획을 발표했다. 2050년까지 화석연료산업 지원과 그룹 사업장의 탄소배출량을 모두 없애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포부였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해 2023년까지 국내 은행권의 탄소배출 감축 성적표는 기대 이하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내 5대 은행 중 국민은행은 내부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양은 크게 줄였으나 금융배출량(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에 대한 공시를 2019년 이후 중단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19일 글로벌 이니셔티브 ‘SBTi’로부터 탄소배출 감축목표를 인증 받았다.

기업은행은 “‘2040 탄소중립 선언’, ‘2050 금융자산 탄소중립 로드맵 수립’ 등 단계적인 준비를 거친 끝에 인증 획득에 성공했다”며 “이는 정책금융기관 최초로 이룬 성과로, 탄소중립 목표에 공신력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인증을 통해 책임감 있는 탄소중립을 추진을 위한 기업은행의 다짐을 엿볼 수 있는 대기업은행은 “탄소배출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건물 에너지 진단 등을 단계적으로 이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6일, 캄보디아 산림청, 아시아산림협력기구(Asian Forest Cooperation Organization)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 앞으로 30년간 캄보디아 산림 생태계 보존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ESG 산림경영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김 위원은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내부배출량의 변화가 미미한 가운데 금융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했다”라며 “우리은행은 내부배출량을 지속해서 감축하고 있지만, 타 은행에 비해 높은 수준의 금융배출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강제감축할 포트폴리오 전환 계획은 2029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위원은 “하나은행은 내외부 배출량의 수치가 매우 낮은 수준이며, 내부배출량을 꾸준히 축소하고 있다”라며 “은행권의 금융배출량은 내부배출량에 비해 적게는 50배, 많게는 700배 이상 높다. 이는 금융공급망이 전체 산업의 탄소배출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과 함께 탄소중립 실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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