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금융계 / 이창현 기자]

지금은 스토리 시대

 '나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


       심리상담가 남상철
이제는 스토리 시대라고 한다. 신문과 뉴스, 토크쇼와 전문가 대담, 경영자들과 미래학자들 모두 이렇게 말한다. 그럼 어떻게 하면 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까?

누가 방법을 좀 알려주시면 좋으련만 아무도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지금까지 스토리를 만들지 못하고 스펙에 신경을 썼던 이유는 개인의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지식독서의 영향 때문이다. 개인의 능력과 끈기와 비전이 성공의 핵심요소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 개인의 능력계발에 집중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그게 소용이 없는 시대가 되었다. 무한 경쟁이 주는 피로감에 고통을 호소하면서 철저하게 소외되고 단절된 외로움과 허전함에 고통 받게 되었다. 이제는 경쟁을 극복하고 외로움을 넘어 다시 관계를 회복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한 창의성과 갈등을 조율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은 건강한 관계 속에서만 얻어진다. 나에게만 집중했던 시대를 넘어, 이제는 나, 너 그리고 나와 너 사이의 상호작용을 봐야만 하는 시대가 되었다. 상호작용을 건강하고 독특하게 하는 능력이 곧 스토리를 만드는 능력이다.

위대한 스토리는 예외 없이 공통적으로 갈등과 충돌을 건강하게 풀어가는 내용이 들어있다. 그러므로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충돌을 건강하게 다루어야 한다. 사람들이 상처 때문에 무너지고 충돌을 잘 다루지 못해 실패한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처를 건강하게 다루는 방법을 배워야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책이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책이 되어 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책은 해결책이 될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책이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핵심 열쇠 두 가지인 욕구와 관계의 일부분만을 제한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법정스님과 한비야 씨의 책을 예로 들어 보자. 

법정스님은 그 분의 책 <무소유>에서 욕구를 포기하고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불교계나 가톨릭의 명상을 강조하시는 분들의 책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아래의 표에 점선으로 표시된 것처럼 욕구포기와 관계단절의 건강한 면을 잘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점선 바깥 부분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고 있지 않다. 법정스님은 당신의 패턴에 관련된 내용만 책에서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한비야 씨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예로 들어 보자. 한비야 씨는 욕구에 집착하고 관계에 밀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 참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욕구포기와 관계단절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고 있지 않다.
두 분이 쓴 책은 당신들의 패턴을 중심으로 독특하게 얽혀 있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문자로 적어 놓은 것임을 알 수 있다.
법정스님이 욕구포기 쪽으로 가게 된 것은 욕구집착의 해로운 측면을 깊이 경험했기 때문이고, 관계단절을 선택한 것도 관계밀착의 해로운 측면이 만들어 내는 고통을 깊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분은 당신의 인생에 필요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욕구포기와 관계단절이라는 한쪽 극단으로 갔다. 그런데 법정스님의 인생을 균형의 관점에서 볼 안목이 없는 사람이, 책을 읽고 법정 스님의 사상이 무조건 옳다고 여기며 자신에게 정답처럼 받아들인다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법정스님이 경험한 인생의 균형 맞추기가 꼭 그 사람에게 맞는 최선의 방법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자기에게 꼭 들어맞게 준비되어 있는 방법은 하나도 없다. 자기의 방법은 자기가 스스로 찾아야만 한다. 왜냐하면 각자의 균형이 무엇 때문에 어떻게 깨졌는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도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는 각자 살아 온 인생의 여정이 다르고, 균형이 깨진 부분도 다르다. 그런데도 균형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자기만의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다른 사람, 종교, 철학, 운세 등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여 억지로 맞추어 살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독서도 그렇게 맹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극단으로 치우치는 선택을 강요받기도 한다. 때로는 외부의 권위적인 존재가 자신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든 정답을 말해 주기를 원하기까지 한다.

몇 가지 책을 더 살펴보자. <먼 나라 이웃나라 프랑스> 편은 욕구의 집착에 대한 아름다움과 추함을 잘 표현한 책이다. 그러나 욕구의 포기에 대한 아름다움과 추함을 보려면 <먼 나라 이웃나라 일본> 편을 봐야 할 것이다. 조폭을 수사하는 형사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강철중>은 욕구의 집착에 관한 하나의 극단적인 사례를 보여 준다. 욕구집착의 극단적인 아름다움도 보여 주지만, 극단적인 추함과 고통도 같이 보여 준다.
영화 <아바타>는 ‘욕구집착과 관계단절’패턴을 가진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무력으로 얻으려고 했을 때, 거기에 맞서 비극적인 상황을 막아 삶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소수 사람들의 희생과 모험을 그린 영화이다. 이 소수의 사람들은 삶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욕구포기와 관계밀착’을 통해 다른 생명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어떤 어머니가 상담을 신청했다. 아이가 일곱 살인데 책을 좋아하고 잘 읽는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떤 책을 더 읽혀야 하는지 알고 싶어 했다. 나는 “아이는 힘들 때 어떻게 푸나요?”라고 물어봤다. 어머니는 “아이가 혼자서도 잘 풀어요. 친구들과 싸우지도 않고 힘들어도 책을 읽으며 잘 견뎌요.”라고 말했다. 어머니의 얘기를 통해서 아이가 욕구와 관계의 충돌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알 수 있었다. 아이는 충돌이 생기면 욕구는 포기하고, 관계는 단절하고 있었다. 나는 어머니에게 물어보았다.
“어머니가 아이의 모습에 만족하시는 것 같아요. 어머니는 아이를 어떻게 키우기를 원하세요?”
“아이가 학교에 들어갈 때쯤에는 지적 수준이 더 높아져서 영재가 되었으면 해요.”라고 어머니가 대답했다.
부모가 자신의 아이에 대해서 이런 기대를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위의 어머니는 안타깝게도 아이의 인생을 지탱하는 두 기둥인 ‘욕구와 관계’는 인식하지 못한 채, 지식만 추구하고 있다.

나의 딸 빛고운이도 책을 많이 읽고 다른 아이들과 갈등 없이 잘 지내는 아이였다. 하지만 초등학교 4학년이 되자 그동안 참고 억눌러 왔던 감정들이 폭발하기 시작했고, 가끔 폭식을 하기 시작했으며, 관계 속에서의 억울함을 계속 참아야 하는 자기가 못났다고 느꼈다.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책을 많이 읽는다든가 하는 등의 지식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면 모든 것이 괜찮다고 느끼지만, 정작 아이는 견디다가 어느 순간 무너지고 만다.
건강하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려면 욕구의 집착과 포기, 관계의 밀착과 단절 사이를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어야 한다. 인생이란 수많은 관계 속에서 자기를 실현해 가는 과정이다. 사람들과 욕구의 집착과 포기, 관계의 밀착과 단절을 적절하게 주고받으며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인간관계 속에서 이렇게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책의 내용이 욕구와 관계의 양쪽 극단 사이의 어느 부분에 대해서 다루는지를 볼 수 있는 능력도 생긴다. 그제야 자신의 삶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별하고 얻어 내는 작업을 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책을 읽을 때, 자기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신의 왜곡된 독서 패턴대로 책의 내용을 왜곡하여 해석하고 걸러 내게 된다.

심리상담가 남상철

소개 및 약력

심리상담가, 기업교육전문가 및 저술가, 웨스턴 신학대학원(마스힐 대학원)에서 상담학을, 썬더버드 국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전공한 후 심리상담가 및 기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일하고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동서양의 문화, 철학, 사상이 상호보완 되어야 함을 자기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육아, 교육, 대화, 독서, 경영 및 상담 분야에 접목하고 있으며 활발한 저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저자는 인생의 모든 행위가 균형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해석하는 균형 심리학을 만들었으며, 균형 심리학의 핵심인 자율성과 상호존중의 이론을 실제적인 삶속에 적용시켜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균형심리학 개발 및 균형심리학 연구소 소장 • 심리상담가 • 기업교육전문가 • 균형독서연구소 소장 • 싸이코드라마, 소시오드라마 디렉터 • 너나우리 아동 청소년 발달 센터 고문 • Northwest Family Life 인증 가해자 및 가족치료 상담사 • MBC TV밥상 꾸러기 프로 훈육 및 육아교육 전문가

저서: 내 아이의 생명력을 키워 주는 균형 교육법
         내 아이의 해석 능력을 키워 주는 균형 독서법
         유기농 육아

추천도서: 내 아이의 해석능력을 키워주는 균형독서법
문의 : 010-3236-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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