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금융계 / 이보우 편집위원]

정의란 무엇인가?

 

   
이보우 편집위원
(현) 월간 금융계 편집위원
(현) 단국대 경영대학원
신용카드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중문학과
베이징대학 경제학 박사
여신금융협회상무이사
한국신용카드연구소 소장
한국신용카드학회 부회장
대통령이 ‘국가개조’를 하겠단다. 어떤 대상을 어떻게 고칠지는 두고 보아야겠지만, 제도를 개혁하고 행정을 혁신하여 더 나은 효율을 지향하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적폐를 없애고 국민이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할 ‘대혁신’을 기대한다. 개조론이 나온 이유는 세월호의 충격 때문일 수도 있지만 침체한 현실을 타개하려는 목적이 클 것이다. 오래 전부터 우리는 선진국의 문턱에서 서성이고 있다. 넘어설지 아니면 주저앉을 것인지 기로에 서있는 상황이다. 이 턱을 넘을 수 있는 동력을 만드는 게 개조인 셈이다.

구한말에도 대개혁의 역사가 있었다. 꼭 120년 전인 1884년 7월 27일 시작된 갑오경장이다. 신분제도 폐지, 인재등용 방법의 쇄신, 노비제도 폐지, 조혼금지와 부녀자 재혼 허용 등 구습을 깨고 국가의 근대화를 지향한 개혁 운동이었다.
그러나 국민들의 의식부족과 지도계급의 무능으로 이 개혁은 실패하고 만다. 그 결과 조선은 식민지로 전락하고 이는 국토의 분단으로까지 이어지는 멍에를 걸머지게 되었다. 최근 실시된 어느 일간지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8%가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한다. 정치인과 공무원이 개혁의 주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뿌리 깊은 부패와 원칙경시가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큰 개혁으로 ‘공정사회’가 구현되기를 국민들은 기대한다.

7월 재보선 막바지에 두 당의 입후보자들이 손을 잡았다. 선거에 즈음하여 상대적 약자들이 힘을 합하는 건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니 이를 탓하기는 어렵다. 또한 이를 두고 특정 정파를 비방할 뜻은 없다. 다만 방법이 옳지 않았다.
처음부터 연합이란 있을 수 없다. 완주한다고 여러 차례 공언을 했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말을 바꾸어 버렸다. 그리고는 영웅적 결단이라고 추켜세운다. 이쯤의 거짓말과 태연은 유권자는 안중에 없는 행위다. 우롱이다.
그 정파들은 새 정치와 정의를 주창한다. 개혁 시기의 ‘새 정치’는 거짓이 통하지 않아야 한다. 정히 꼼수를 부릴라치면 간판에 ‘새’라는 접두사는 빼버리면 아예 홀가분할 터다. 버젓이 거짓말을 하면서 ‘정의’라는 문패도 영 어울리지 않는다. 사람이나 정파에 따라 자의적으로 정의를 규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마이클 센달 교수는 공동선(善)의 시현이 정의라 했다. (Justice : What’s the right thing to do?) 누구에게나 거짓없이 공정할 때, 진리에 맞고 올바른 도리인 경우가 정의로 규정된다. 국가를 개조하거나 대혁신이 정의 구현과 다름 아니다. 거짓말에게 묻는다. 당신이 정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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